◈제1기 리뷰어-borodin님 제공◈
종이 공작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이 책은 일본의 어느 생활사 박물관에서 제공하는 잘 꾸며진 팸플릿이라 해도 믿을 만 하다.
'Paper Toy- food show'라는 제목과 같이 이 책은 정말로 show다.
일상 생활 속 각종 식재료와 도구, 요리에 관련된 정교한 종이 공작품을 전시한 갤러리 말이다.
일본식 도시락(벤또)에 소복히 담겨진 쌀알들을 들여다보니 작게 자른 오프 화이트 종이 조각이다.
수저를 따라 흘러내리는 드레싱도 정교하게 이어붙여 부피를 표현한 종이 조각이다.
곡선을 따라 정교하게 절개된 토마토와 콩도 마찬가지다.
밀짚모자에 담긴 노오란 옥수수알과 푸석하게 뻗친 가느다란 옥수수 수염까지 보았다면 더이상 할 말이 없다.
원색에 가까운 민무늬 배경에 살짜기 올려져 있는 이 엄청나게 정교한 작품들은 도무지 사람이 만든 것 같지가 않다.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하지만 심각한 주제가 아닌 주변에서 늘상 볼 수 있는 것들을 모델로 하였기 때문에 보기에도 편안하고 아기자기하다.
작품 하나하나의 완성도는 물론이고 폰트, 배색, 레이아웃 등 책의 만듬새에 관련한 부분도 볼만하다. 작품에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공든 노력이 느껴지는데, 특히 컬러 인덱스를 보는 듯 잘 짜여진 페이지간 배색이 한층 아기자기한 매력을 더한다. 책 뒤쪽에는 프로덕션 노트, 전시장 스케치 등을 통해 이 사랑스러운 작품 탄생의 배경을 궁금해 하는 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전문적인 기술을 요하는 작품이니만큼 공작법보다는 보여주기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공작 노하우를 섭렵하고자 하는 독자에겐 비추다. 하지만 이 책을 접한 누구라도 마지막 페이지까지 감탄을 거듭하다가 '이보다 사랑스러울 수는 없어!'를 외치며 분명 소장 가치를 운운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