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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도 결국 하나의 선택이라는 것을, 이 책은 담담하게 보여준다.
폴란드 이민자 가정의 소녀 완다 페트론스키는 매일 같은 낡은 파란 드레스를 입고 학교에 온다. 아이들이 옷차림을 놀리자 완다는 집에 드레스가 백 벌 있다고 말해버리고, 그 말은 반 아이들 사이에서 매일 반복되는 놀림거리가 된다. 반 친구 매디는 그 놀림이 옳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도 가난하다는 사실이 들킬까 봐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완다는 학교에 나오지 않고, 얼마 뒤 담임교사는 완다 가족이 이사를 갔다는 소식을 전하고, 완다가 남긴 백 장의 드레스 그림을 반 아이들에게 보여 준다. 그 앞에서 매디는 처음으로 자신이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를 마주하게 된다.
직접 괴롭히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이 편할 수 있는지 되묻는 이야기다. 방관과 침묵이 어떻게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는지, 그리고 뒤늦은 후회가 얼마나 오래 남는지를 과장 없이 그려낸다. 짧은 분량 안에 죄책감, 용기, 뒤늦은 이해라는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담아, 읽고 난 뒤 스스로의 태도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